정신병원 강제입원, 감금죄일까?

정신병원 강제입원, 감금죄일까?

멀쩡한 사람이 가족에 의하여 억지로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당했다 하더라도 당시에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 있었다고 한다면, 입원을 결정했던 의사는 감금죄의 공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대법원의 형사부는 배씨가 강제로 데려왔던 배씨의 전 부인 허씨를 병원에 각각 5~7일 입원시켜 감금했던 혐의로 기소가 되었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조씨와 이씨의 상고심에서 각각 벌금형 천만 원을 선고했던 원심을 까고 일부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지법에 돌려보냈습니다.

2007년 협의이혼을 했던 배씨는 나중에 숨겨두었던 재산이 드러나게 되어 허씨로부터 60억 원을 추가로 지급하라는 재산분할 소송을 당하게 되자 법정다툼을 유리하게 이끌고자 허씨를 조씨의 병원에 강제로 입원시켰습니다. 허씨는 병원에서 전화통화와 편지 및 면회를 전부 금지당했었다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수사의뢰로서 풀려나게 되었습니다. 

이후 배씨와 두 의사 등은 재판에 넘겨지게 되었는데요. 두 의사는 1심에서 정신보건법 위반의 혐의만 인정되어 선고유예를 받게 되었으나 항소심에서는 공동감금죄가 추가되었습니다. 더불어 2심에서는 허씨가 불법 체포와 감금이 된 상태에서 합리성이 의심되는 가족의 진술에만 의존하여 강제로 입원시켰는데요. 

이는 업무로 인한 정당행위라 볼 수 없다고 하며 정신병원 강제입원 감금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배씨는 공동감금 등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어 징역 1년 6개월의 확정 판결을 받게 되었습니다. 

허씨를 강제로 이송차량에 태우는 것을 가담했던 아들도 징역 8월 형의실형이 확정되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어떤 판단으로 이런 감금죄 인정 판결을 내리게 된 것이었을까요? 

이에 재판부는 가족 진술뿐만 아니라 허씨를 직접적으로 대면한 결과 망상장애 등이 의심되어 정신병원 강제입원이 필요한 것이라 진단한 것뿐이라며 정확하게 진단해서 치료를 하려 입원시켰다 볼 여지가 충분하다 밝혔습니다. 더불어 허씨를 응급이송차량에 강제로 태워서 옮기는 데 가담했거나 공모를 하지 않는 이상 감금에 해당한다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하였습니다. 

그러나 보호의무자에게 입원동의서를 제대로 받지 않고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한 것은 불법이라고 하며 정신보건법 위반의 감금죄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던 원심은 옳다 판시를 내렸습니다.